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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연장/격리생활기

#12 코로나 자가격리 일기 (5/2 일, 1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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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격리를 마감하는 날. 요즘들어 아침 7시에는 눈이 뜨여진다. 

 

원래는 아침을 챙겨먹는 편은 아니고 간단하게 선식을 먹는 편인데, 괜스래 오늘은 아침을 챙겨먹고 싶었다. 이곳에서 먹는 처음이자 마지막 아침이다. 생각보다 알차게 나와서 나오고 있어서 놀랐다. 매번 도시락을 가져다 주시지만 아침은 수령하지 않았었는데 이정도 샐러드면 간간히 챙겨먹을 걸 그랬다.

 

 

일찍 일어났는데 그렇다고 아침에 뭐 할 일은 없다. 그래서 운동을 살짝 했다 

 

 

실내와 창밖으로 보이는 맑은 날씨. 티비를 많이 보게 되었는데, 웹툰으로만 보았던 '이태원 클라쓰'도 재밌게 보며 짐정리를 하였다. 

 

 

짐정리를 다 하고 정말로 나갈 때.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어쨌든 격리기간동안 잘 지냈다. 

 

 

바깥으로 나와서의 풍경.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행이다.

 

12시가 지나고 나서 바로 자가격리자안전보호 어플을 삭제했다. 별로 거슬리진 않았지만 어쨌든 족쇄 하나 푼 느낌이다.

 

 

오랜만에 다시 돌아온 기숙사에서 먹은 첫 끼. 사실 기숙사 밥 잘 안챙겨 먹었는데 오늘은 왜 그리 맛있었는지 모르겠다.

 

2주간의 기록을 남김으로써 무언가 얻어가거나 남길 수 있는게 있을까 했지만, 사는대로 그냥 시간은 흘러가고 자연스럽게 격리기간이 해제되었다. 코로나가 지속된지 거의 1년 반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밀접접촉자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건강상의 염려가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삼시세끼 도시락도 다 배달해주고 업무도 재택근무로 해서 마냥 나쁘지만도 않았다.

 

하지만 혼자 떨어져서(물론 거의 혼자 살다시피 하고 있긴 했지만) 격리를 지내야 했고, 고향 타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격리를 당하고 거취를 옮겨야 했다. 먹고싶은 것 맘대로 못먹고 제한된 구역에서 혼자만 지낸다는 것은 그렇게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지금도 하루에 몇 백명이나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을텐데 이것을 다 어떻게 관리할지 생각하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고충이 느껴진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코로나의 최전선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자유롭고 좀 더 편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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