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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편린/대학생활

기말고사를 앞두고 벼락치기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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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드는 생각은 그렇다. 나는 지금까지 뭘 공부한거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있나? 막상 시험을 치거나 공부를 할 때마다 늘 새로운 문제와 새로운 지식을 마주하고 있으면 내가 지금까지 뭘 해온건지 모르겠다. 물론 아직 어린 학생이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간 내가 살아온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살펴 보았을 나이기에 남들이 어리다고, 짧다고 치부할 시간이 나한테는 충분히 길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면 인생을 24시간으로 잡았을 때, 아직 아침 7시 밖에 되지 않았다는 흔한 비유에 '그래 나는 그냥 잠만 자고 있었으니까 이제 깨어나서 뭐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위안받고 있다.



그래서 얼마 전 학교 지도교수님과 면담을 하였다. 멘토를 만나야지. 교수님을 만나야지 라는 생각을 늘상 가지고는 있었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에 지도교수님의 면담을 하자는 선뜻 문자에 약속을 잡고, 면담을 하게 된 것이다.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앞서 말했던 고민에 대해, 교수님이 답하시길 '비탈진 언덕길에 무거운 자전거를 밟고 있다고 생각해.' 말이 그렇게 가슴에 와닿았다. 짧은 시간동안의 면담이었지만 학생을 편하게 해주시려는 교수님과의 대화는 그간 막연했던 불안감을 날려버리기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랜만에 군인 친구 휴가를 핑계로 동창 몇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곱창을 구워먹으며 그간 입에 대지도 않았던, 아니 댈 기회가 많지 않아서 못마시던 술을 마시게 되었다. 당연히 학교다닐 때 이야기, 없는 친구의 근황, 누가 더 군대에서 꿀을 빨고 있는지 비교 등 그간 주고받지 못했던 소식들을 주고 받으며 한창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이 어떻게 곡해하여 들을지 생각할 필요 없이, 맘편히 대화하며 회포를 푸는것이 얼마 만인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생각해보니 어른들이 말하는 몇 십년지기 친구라는 말이 벌써 우리에게도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시간의 흐름에 놀랐다. 계속 흐를 시간동안 꾸준히 우애를 다질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고맙기만 하다.



기말고사가 얼마 안남았다. 벌써 시험을 친 과목도 있고, 종강한 과목도 있다.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시험을 앞두는 상황에서 시험을 치려고 하니 또 공부를 별로 안했다. 그동안 이리저리 바빴던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공부에 소홀했던 것 같다. 미뤄왔던 공부들을 시험에 앞서서 벼락치기를 하는 상황속에 얼마 안남은 군대 발표가 괜히 신경쓰이는 것을 보면 내 멘탈은 확실히 그리 강한편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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