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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책 : 호밀밭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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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역자 윤용성

문학사상사

1993.07.01

페이지 302

ISBN 9788970120676

 



어렸을 때부터 고전 양서라고 유독 많이 들어본 책이었지만 굳이 찾아서 읽어보지는 않았던 책이다. 그러다가 이번 기회로 읽게 되었는데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의 이미지와는 다른 내용이라 의외였기는 했다. 책에서 '호밀밭의 파수꾼' 이라는 내용이 나오는 장면은 주인공 홀든이 동생 피비가 보고 싶어 저녁에 몰래 집으로 숨어들어가, 자다가 깬 피비가 "오빠는 무엇이 되고 싶어?"하고 묻자, 홀든은 아이들이 호밀밭에서 놀다가 절벽에 떨어지지 않도록 돌보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대답하는 장면. 그리고 그 전에 한 아이가 길 따라 난 선을 위태롭게 따라 걸으며 '호밀밭'에 대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 단 두 장면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이 뭐길래, 이 내용이 뭐길래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지금까지도 꼭 읽어야 할 명작, 명선에 꼽히는 것인지는 사실, 아직 한 번 밖에 읽지 못한 나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의 물을 먹어서 그런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왜 이 책의 제목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었는지. 그 점에 대해서는 바로 이 '호밀밭'이라는 제재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게 아닐까. 라고 생각할 뿐이다. 

 

책의 주 내용은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펜시 학교 에서 낙제해 집이 있는 뉴욕으로 돌아가면서 겪는 사건, 사고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겪는 각각의 경험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는 경우도 있고,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사사건건 비판에 좌절에 방황만 하는 주인공이 내게는 단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어린아이가 사회에 불만만 가지고 핑계만 대고 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 읽고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도 한 마리 없는 펜시의 광고에는 언제나 영국 귀족들의 놀이인 폴로경기를 하는 사진이 들어가는 것이나 욕지거리가 낙서되어있는 담벼락을 뛰쳐나와 오후에 박물관에서 피비를 기다리는 동안 이집트 무덤을 구경하다가 다시 거기에서도 외설스러운 낙서를 발견하고 경악하는 장면, 그 외에도 홀든 콜필드가 순수성을 보존하고 유지하기위해 동생 피비를 지키고, 아끼기 위해 피비의 학교 벽에 쓰인 외설스러운 욕을 지워 순진한 아이들이 보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하며, 나중에 피비가 회전목마를 탈 때에도 순진한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동생 곁을 떠나지 않기로 결심하는, 그가 장래의 희망을 묻는 피비에게 아이들을 지키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겠다고 하는 것에서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면모를 살펴 볼 수 있다.

 

홀든은 고등학생이다. 고등학생의 시선에서 볼 수 있는, 하지만 전혀 어린아이의 치기어린 반항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가짜와 허위, 그리고 기만과 속물주의에 젖어있는 사회의 보편적인 모습에서 속물주의와 패거리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미래의 시민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홀든이 발견한 것은 기성세대와 별 다를 것 없는 허위와 위선, 그리고 기만과 가식뿐이었다. 홀든은 샐리에게 연정을 느껴 자기와 함께 멀리 도망가자고 제안한다. 그의 도피는 순수의 보존을 위한 한 시도이자 기존체제에 대한 저항의 제스처가 된다. 그러나 샐리는 홀든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갖고 결혼한 후에도 얼마든지 멋진 곳으로 멀리 떠날 수 있다고 대답하며 주저한다. 이 모습은 일반적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할 방안이다. 하지만 과연, 속물적인 사회에 정착하여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찾을 것을 찾지 못하는, 그런 사회의 일원이 되었을 때도 얼마든지 멋진 곳으로 멀리 떠날 수 있을 것인지. 잘 모르겠다.


소설의 마지막에 홀든은 흘러간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에 잠긴 채, 당시에는 속물이라고 무시했던 친구들을 그리워한다. 그런 맥락에서 홀든은 체제 저항적일는지는 몰라도 체제 파괴적은 아니다. 그는 한 발은 현실에, 또 한 발은 이상에 집어넣고 고뇌하는 젊은이다. 그런 그의 모습을 샐린저는 뛰어난 블랙 유머 기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부조리한 현실에서 구토를 느끼는 홀든의 모습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원자탄 이후 미국의 젊은이들이 느꼈던 좌절과 고뇌를 잘 그려내고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질서와 안정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위선과 기만 속에 살며 교육제도나 사회제도를 통해 진보주의 정신을 억압했던 당시 기성세대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자 고발이었다.

 

- 참고 및 인용 : J.D. 샐린저와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은 어떤 작품인가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47188&cid=41740&categoryId=4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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