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기] 3. 루니포르메에서 예복 맞추기

중간중간에 이것저것 많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 본격적으로 정한 것이 예복이었다. 나는 내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고, 하나하나 고르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곳에서 상담을 받아보고 싶었다.

맞춤예복을 할까 기성복을 할까 대여를 할까 풀패키지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이것저것 따져보다가, 기준을 세워보기로 했다.
1. 생각한 예산에 맞았으면 좋겠다.(100만 원 내외) 사실 적은 예산은 아니었기 때문에 잘 찾으면 원하는 것을 대부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 이것저것 여러 홍보글이 아닌 아는 사람만 아는(?) 느낌의 유명한 곳에서 하고 싶었다.
3. 정장을 거의 입을 일이 없었다. 그래도 결혼식 이후에 안 남는 것은 하고 싶지 않았다.
4. 하나 특별하게 맞추는 정장인데 맞춤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맞춤정장으로 기울어졌고, 그중 정장으로 유명하다는 반니, 루니포르메 중에 그래도 합리적 가격의 예산에 맞는 루니포르메로 예복을 맞춰보기로 하였다.

안국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다 보니 루니포르메에 도착했다. 2주 전 즈음 주말 첫 시간대로 예약을 잡아두었다.

가게는 클래식한 분위기이다. 넓은 매장은 아니기 때문에 두 팀정도 상담을 받고 있으면 대기를 해야 했다. 마땅한 공간은 없기 때문에 예약을 미리 하지 않으면 불편할 것 같긴 했다.

미리 이것저것 알아본 덕에 MTO니 MTM이니 비스포크니 등등의 설명들은 이미 알고 있어서 크게 귀담아듣지 못하였다. 여러 블로그나 유튜브에 적힌 그대로였고, 추가 결제를 유도하시지는 않고 알려주시는 느낌이 좋았다. 단순히 상담만 받아볼까 싶긴 했는데 이왕 온 거 다른 데 갈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바로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원단 고르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부분이기도 하였다. 영국 원단, 이탈리아 원단의 큰 흐름은 이미 알고 있었던 터지만 실제로 만져보는 것은 낯설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원단을 경험해보려고 했고 하나씩 이상형 월드컵 느낌으로 샘플북당 하나씩 접어두면서 원단을 골랐다. 편견을 가지실까 봐 원산지를 안 알려주신다고는 하셨지만 대충 봐도 원산지가 어디인지는 눈에 보였다. (^^;) 애초에 그래도 고급지고 윤택도 나는 이탈리아 원단을 골라볼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내 취향이 아니어서 결국 취향 따라갔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원단 후보들. 영국산 원단이랑 국내산 원단이다.

예복 패키지도 추천해 주셨는데, 예복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는 예복은 색이 찐하고 스타일도 한정적이어서…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패스하기로 했다. 결국 촬영용 예복 대여하는 것을 알아봐야 하는데 이것도 일이긴 하다.

사이즈 측정을 위하여 셔츠와 신체사이즈 측정용 정장바지로 갈아입었다. 탈의실은 옷장 속에 숨겨져 있는 느낌으로 인테리어 되어있다. 좁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인테리어로 소소한 공간을 나름 신경 쓰면서 재밌게 꾸민 느낌이었다.

가볍게 치수를 재어보고 옷 스타일도 선택하였다. 바지는 가봉하는 것으로 했고, 추가금 25,000원이 붙는다. 바지 옵션들도 선택하였는데 벨트고리 대신 사이드 어드저스트를 골랐고 그 외에도 주머니 스타일이나 밑단 스타일을 골랐다. 블로그 사진에서 왜 죄다 팔짱을 끼는지 싶었는데, 수치를 재는 것이 이만한 포즈가 없었다 ㅎㅎ

스튜디오 촬영 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다음 가봉 때 다시 오는 것으로 하고 마무리했다. 상담부터 결제까지 대략 2시간 정도는 걸린 것 같다. 잘 모르는 영역을 시작하는 것이었는데, 나름 세심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선택에 도움을 주시는 상담만 해주셔서 좋은 경험이었다.

루니포르메
서울 종로구 계동길 124 1층 루니포르메
https://naver.me/xE1hvCXC

루니포르메 : 네이버

밥은 근처에 국밥집인 <안암>으로 왔다. 한 시간 정도의 상담을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길어져서 테이블링 줄 미루기를 두어 번 한 것 같다. 상담받고 고르느라 배가 고픈 만큼 세트메뉴로 골라서 먹었다.

https://kdharchive.tistory.com/1016

서울 종로 : 청와대와 북촌, 서울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둘러보기

오랜만에 방문한 만큼 식당도 미슐랭의 선택을 받아 더 유명해지고, 키오스크도 갖춰지고 뭔가 더 체계적으로 변했다.

여전한 그 맛이었던 맛있는 국밥.

새로 들어왔다는 음료인 소곡주는 식전주로 딱이었다. 상큼한 과일향 때문에 입맛을 돋우는데 좋았다.

안암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10 안암
https://naver.me/x6PFwA9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