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술에 대한 호기심 반, 그리고 술자리에서의 안주거리로서의 역할을 위한 것 반 이었다.
먹는 것보다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는 표현이 맞다고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그랬다. 마시는 것의 목넘김을 좋아했고, 그래서 마시는 것에 대한 자격증에 흥미가 많았다. 바리스타 자격증이나 술 자격증으로는 유일하다는 조주기능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학기 중에 바쁜 와중에도 조주기능사 필기를 준비를 해보았고, 친척 형이 준 조주기능사 필기시험문제 교과서를 통해서 어떻게 합격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험준비기간은 길지 않았다. 약 이틀정도 되었다. 키워드 중심, 기출문제 중심으로 보았다.
문제는 실기시험이었다. 실기는 술에 대한 이해와 레시피암기를 기반으로 직접 만드는 것이데, 이 기준이 보기보다 초심자에게는 빡세다. 7분 안에 3가지 종류의 제시된 칵테일을 만들어야 한다.
초심자에게 있어서 위스키가 무엇인지, 브랜디가 무엇인지... 이런것은 알겠는데, 이런 양주의 브랜드에 따른 술이름을 외우기도 힘들고, 같은 위스키인데 이건 왜 이렇고, 저건 왜 저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암기거리다. 비용도 문제이다. 술 한병에 만원은 그냥 넘어가는게 양주인데, 이것들이 최소 세개 이상은 모여야지 하나의 칵테일이 된다.
모든 브랜드의 술을 살수도 없는 노릇이거니와, 또 한 브랜드로 산다고 한다 한들, 칵테일 종류가 다양하여 모든 재료를 구입하기에는 또 그것대로의 부담이 된다. 학원의 힘을 빌리자니 자격증 취득반 비용이 40만원정도 된다. 결국 40개에 달하는 칵테일을 직접 다 만들어보는 것은 아주 비싼 비용을 들여야 하는 문제가 되버린다.
이러한 장애물에 직면하여 필기를 합격하고 실기자격을 취득한 뒤 약 1년이 훌쩍 넘고 필기면제 유효기간 내에 마지막 시험만을 앞둔 나는, '그래도 아까우니 실기까지 따고 자격증을 얻자.'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비용에 문제에서는 절충안을 두어 20만원정도를 생각하고, 학원에 가는 것도 좋겠지만 나는 학원 가는 것도 귀찮기도 하고, 돈도 비싸니 그냥 20만원어치 칵테일에 자주들어가는 재료와 칵테일 제조 기구를 사기로 마음을 먹고 남대문 시장에 갔다.
남대문 시장은 술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잘 알려진 상회가 몇가지 있다. 이 중 하나에서 19만원 어치 술과, 3만원 어치의 칵테일 기구를 구매하고 돌아와 일주일 정도는 레시피를 암기하고, 마지막 시험 전 약 2일정도는 실기 공부를 했다.(=술판을 벌였다.)
그리고 대망의 시험날. 긴장하였지만 시험 문제로는 '뉴욕, 블랙러시안, 블루하와이안' 이 제출되었고, 무사히 시험을 치루어
결국, 벼르고 벼르다 취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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