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여행의 마지막 도시, 로마(Roma). 르네상스의 중심 피렌체에서 출발해 기차를 타고 로마 테르미니 역(Roma Termini)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고대 로마의 역사와 웅장한 유적들이 가득한 도시를 탐방하는 일정이다. 이탈리아 최대의 기차역답게 수많은 여행자들이 오가는 곳으로, 주변에는 호텔과 레스토랑, 상점들이 밀집해 있었다.
역에서 숙소까지 이동한 후 짐을 풀고 간단하게 준비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로마 시내 탐방을 시작했다.


로마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바로 콜로세움(Colosseum). 이곳은 로마 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적지로,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봤던 그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었다.
약 2,000년 전에 건설된 이곳은 당시 검투사들이 싸움을 벌였던 장소로, 최대 5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외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훼손되었지만, 그 웅장함과 압도적인 크기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콜로세움을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아치 구조와 석재 블록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어, 고대 로마의 건축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콜로세움 안으로 들어가려면 긴 줄을 서야 하지만, 미리 예매하면 빠르게 입장할 수 있다.
콜로세움을 보고 난 후, 바로 옆에 있는 비아 데이 포리 임페리알리(Via dei Fori Imperiali)를 따라 걸었다.
이 거리는 과거 로마 제국의 중심지였던 포로 로마노(Foro Romano)와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등 로마 황제들의 포럼이 이어진 곳이다.
지금은 폐허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정치, 경제, 종교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로마 황제들의 기념비적인 유적들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특히 티투스 개선문(Arch of Titus)은 승전 기념물로 유명하며, 자세히 보면 로마군이 예루살렘 성전을 약탈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로마 제국의 영광과 쇠락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포로 로마노를 지나 도착한 곳은 베네치아 광장(Piazza Venezia). 로마의 중심부에 위치한 이 광장은 여러 도로가 만나는 교차점으로, 웅장한 기념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Altare della Patria). 이탈리아를 통일한 초대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를 기리는 기념관으로, 순백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어 멀리서도 눈에 확 띄었다. 일부 현지인들은 이 건물이 너무 크고 화려하다고 해서 "웨딩 케이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광장 한쪽에는 무솔리니가 연설을 했던 베네치아 궁전(Palazzo Venezia)도 있었다.이곳은 이탈리아 현대사에서도 중요한 장소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재자 무솔리니가 이곳 발코니에서 연설을 했다고 한다.
베네치아 광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로마의 대표적인 명소인 트레비 분수(Trevi Fountain)가 나온다.
이곳은 단순한 분수가 아니라,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조각 작품이 있는 곳으로, 항상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특히 분수 중앙에는 네푸튠(포세이돈) 조각상이 서 있으며, 그 아래로 바다의 신들과 말들이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유명한 동전 던지기 의식이 있다.
- 동전 1개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 동전 2개를 던지면 사랑을 찾을 수 있으며,
- 동전 3개를 던지면 연인과 결혼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한 개의 동전을 던지며 "다시 로마에 오겠다"는 소원을 빌었다.
트레비 분수를 보고 난 후, 가까운 곳에 있는 바르카차 분수(Barcaccia Fountain)로 이동했다. 이 분수는 스페인 계단 근처에 위치한 작은 분수로, "가라앉는 배"를 형상화한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조각가 베르니니(Gian Lorenzo Bernini)의 작품으로, 로마 시내의 수많은 분수 중에서도 독창적인 스타일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로마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오늘 하루 동안 로마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를 걸어서 탐방했더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다시 로마 테르미니(Roma Termini)로 돌아가 숙소로 향했다.
역 주변에는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아,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