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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편린

첫 휴가까지의 많은 생각들을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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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휴가를 나왔다. 입대한 지 102일, 그러니까 흔히 부르는 100일 휴가, 신병위로휴가를 나온 것이다. 친구들과 학교 선후배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고 군대에 입대한 지 3개월 만에 나온 휴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훈련소에서 훈련병이라는 계급을 달고 제식과 군인으로써의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고 있는 동안 영화 '명량'은 관객 수 1,70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국내 영화계에 언제 바뀔지 모르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하였고, 마침 이순신 연대에서 훈련을 받은 나는 덕분에 이순신 장군님의 '필사즉생필생즉사(必死則生必生則死)'라는 명언을 자주 들으며 이를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훈련소에서 표창을 받지 못한 아쉬움에 더욱 열심히 한 덕분인지 후반기 교육에서는 표창과 포상을 받으며 수료할 수 있었고 자대에 배치받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앞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군생활을 함께 할 선임과 동기들을 만나며 근무하는 법과 그 외 여러 가지를 새롭게 배우면서 본격적인 군 복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국가에 대해, 나의 미래에 대해, 가족과 친구들에 대해 많은 인식변화가 있었다. 군대라는 특성상 사회에서는 바빠서 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것이 참 여러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보고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미 몇 년 전에 막연히 이 정도면 이 대학에 가서 이런 것을 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었던 것이 막상 수능이 다가오니까 당장 대학에 진학하는 것부터 문제가 되었었던 것을 생각하며, 다음에는 그러지 않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확실하고, 뚜렷한 목표설정을 하며 계획을 짜려니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몇 십 년의 미래를 그리려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이런 일을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니 재밌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힘도 얻을 수 있어서 느긋하게 천천히 고민하려고 한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참 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친구들이 막상 재밌게 잘 지내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잘 놀러 다는 것을 보자니 참 군대에 들어온 것이 갑갑하기도 했었고, 전역 뒤에 만나자며 번호도 교환하고 사진도 찍었던 훈련소, 후반기교육 동기들과 막상 첫 휴가 때부터 입대 전, 서로 몰랐던 사이처럼 되돌아가는 것을 보자니 전우애도 그리 대단한 게 아니구나 싶기도 하는 마음이 들었다.

3개월 간의 군 복무시간동안 참 이런저런 많은 것들을 배우고 많은 것들을 느꼈었는데, 앞으로 남은 18개월은 어떨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없지만은 않으며 설레기도 한다. 군대에 들어가기 전에는 내가 군대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입대하고 나니 군 생활도 별거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잘 해내는 나를 보면 앞으로도 큰 걱정 없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지 않은 시간인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보고, 얻어서 건강히 제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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