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대욕장으로 향했다. 어제와 오늘 여탕과 남탕이 바뀌었다고 했다. 어제 못 가본 쪽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침 일찍부터 목욕을 하니 개운했다.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잠을 깨다가 아침에 라운지에 있는 애플파이와 티로 애피타이져 느낌으로 먹었다.


아침 식사는 뷔페식이었다. 맛이 그렇게 튀어나게 특출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정갈한 공간에서 창밖으로 눈 오는 풍경을 보면서 먹으니 그 자체로 좋았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정원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는 여유로움이 일품이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간식으로 더 먹을 건 특별히 없었다. 그래도 빵 몇 개와 라떼 한 잔을 더 털어넣었다. 료칸의 마지막 시간을 최대한 누리고 싶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겨뒀다. 버스가 올 때까지 시간이 좀 있어서 주변을 한 바퀴 돌아봤다. 눈이 많이 와서 마을 전체가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눈 덮인 마을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온천 마을답게 곳곳에 갓파 동상이 있었다. 갓파는 일본 전설에 나오는 물귀신인데, 온천 마을의 마스코트처럼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삿포로로 돌아왔다. 오도리역 근처에 복권 명당이라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연말 점보 복권을 샀다. 친구 것 하나, 내 것 하나. 당첨되면 좋겠지만, 그냥 여행의 기념품 같은 느낌으로 샀다. 작은 희망을 품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점심으로 <잇핀>으로 먹으러 갔다. 하지만 역시나 대기 줄이 길었다. 비행기 시간을 생각하니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아쉽지만 포기하고 바로 신치토세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했다. 사람이 많긴 했지만, 그보다 더 문제는 가방 무게였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가방을 올리니 무게 초과였다. 추가 요금이 거의 8만 원이나 나왔다.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가방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무거운 물건들을 기내 가방으로 옮기고, 이것저것 재배치했다. 사람들 눈치를 보면서 한바탕 짐 정리를 했다. 땀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덕분에 추가 요금 없이 체크인할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짐 정리 한바탕 하고 나서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쉬었다. 여행의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비행기가 한 시간 정도 지연됐다.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면세점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까지 쇼핑의 끈을 놓지 않았다.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했다. 창밖으로 홋카이도가 점점 작아졌다. 짧았지만 알찬 여행이었다. 먹고, 마시고, 보고, 느끼고... 정말 많은 걸 경험했다. 다음엔 언제 또 일본에 갈 수 있을까. 비록 지진이라는 큰 경험을 했지만 못 먹어본 맛집도 가고, 더 여유롭게 돌아다니고 싶다.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었다.
'여행 > '25 일본JAP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삿포로 3. : 료칸에서 맞은 예상치 못한 순간 (0) | 2025.12.25 |
|---|---|
| 삿포로 2. : 렌트카와 함께한 하루 (0) | 2025.12.25 |
| 삿포로 1. : 상하이 다녀온 지 한 달도 안 돼서 또 떠난 여행 (1) | 2025.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