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게도 나는 집을 먼저 구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장 미리 살 수 있는 집은 아니었고 여러 사정상 입주할 수 있는 시기가 약간 엇나가있어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소 1년 정도 일단 살 수 있는 곳을 구해야 했다.
위치는 강남에서 근무하는 여자친구의 2호선이나 9호선이 있는 곳, 혹은 버스로 출근이 가능한 곳. 그리고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통근셔틀이 운영되는 곳이어야 했다. 자연스럽게 위치는 좁혀졌고 가양, 신길, 당산 근처 쪽으로 정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동네는 정해졌으니 예산을 둘째치고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청약할 때나 정해져 있는 집 임장을 다녀보았지 그 외에 동네를 보고, 그 근처의 예산에 맞춰진 집을 보고 하는 것은 어색했다. 어떤 방식으로 돌아보는지도 잘 몰라서 일단 그 동네를 가본 것이다.
입주가 가능한 시기가 4월 말이었지만 설날 전에 한번 둘러보았다. 무턱대고 찾아간 동네에 역에서 내려서 가장 가까운 공인중개사를 먼저 찾아갔다. 가게문을 들어가는 것 자체가 낯설고 어색했지만 뭐… 손님이 찾아가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 같았고 나도 이것저것 물어보려면 일단 부딪혀봐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생각보다 친절하게 맞이해 주셨고, 언제 입주할 생각이고 어떤 조건으로 예산은 이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말씀드리니 상담이 시작되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일단 대부분 매물이 없고 좀 일찍 찾아온 편이라는 것이었다. 연락처를 남기고 다른 부동산을 찾아가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도 직접 동네까지는 왔는데 어느 매물이든 하나는 봐야 되지 않겠나 싶어서 계속 아무 부동산이나 찾아가던 중 한 곳에서 오늘 볼 수 있는 매물이 있다고 해서 기다리기로 했다. 늦게나마 깨달았지만 매물을 보고 싶다고 해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당연히 집주인이든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이든 약속을 해서 집을 둘러볼 수 있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왜 깨닫지 못했는지.
어찌저찌 당일에 약속을 잡아 둘러본 집은 굉장히 깔끔하고 맘에 들었지만 입주시기가 맞지 않았다. 살고 있는 세입자분이 우리보다 먼저 나가는 상황이었고, 그에 따라서 기존에 살고 있는 전셋집의 만기보다 보증금도 더 빨리 필요한 상황이었다. 불가능한 매물이었기에 일단 둘러본 것에 만족하기로 하고 감사인사와 연락처를 남기고 부동산을 나왔다.
늦은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매물이 없어서 놀랐고, 그렇다고 해서 또 매물이 생기면 바로바로 와야 한다는 중개사님들의 말에 이게 호객행위인 건지 진짜 그런 건지 좀 애매했다. 전세를 살지 월세를 살지, 어떤 대출을 들어야 하고 어떤 보험을 들어야 할지 많이 부족한 느낌도 받았고 내가 살 곳이라는 생각을 하니 주변환경도 더 세세하게 보게 되었다.
곧 몇 달 뒤면 어찌 되었든 함께 사는구나 싶은 마음에 괜히 마음이 동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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