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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편린/직장생활

입사 후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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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도 모르게 입사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6월 말 입사였으니 100일 하고도 30일? 40일? 지났다. 대학교 막학기까지 꽤나 열정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입사 후에는 좀 많이 여유롭고 즐기면서 살았다. 9월 까지는 거의 술 약속은 주마다 3~4번씩은 있도록 놀아 다녔다. 없던 약속도 굳이 만들면서까지.
 
정말 재밌게 돌아다닌 것 같다. 내 손으로 돈을 버니 내가 사고 싶은 것도 많이 샀고, 나 자신을 아이템빨로 재정비하는 느낌도 들었다.
유럽여행도 갔고, 국내여행도 많이 돌아다녔다. 보고 싶었던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가고 싶던 공연이나 읽고 싶던 책도 읽었다. 일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즐기다 보니까 그 휴식에 익숙해졌다.
 
그래도 9월 지나고서는 좀 뭔가 자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매일 운동하기도 했고, 일부러 목표도 잡고 억지로라도 하게끔 시험일정도 잡아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식은 달콤했고, 퇴근 후 공부하는 것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억지로 목표와 계획을 힘들게 잡은 것도 있었지만, 결과를 보자면 말만 번지르르 민망하기도 하다. 자격증이 나의 개인역량의 척도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동기부여가 되어준다고 생각했었기에 시험계획을 통해 나를 좀 내몰아봤는데, 별로 효과는 없었다. 아직 신입사원으로서 즐길 때라는 핑계로, 업무에 적응한다는 핑계로 안주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같은 취업난에 취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는 놀아도 괜찮다'라는 시선에 안주한 느낌도 있다. 
 
11월 중순이다. 올해도 거의 다 갔다. 또 연말이라고 송년회 한답시고 나태하게 지나갈 것을 내가 잘 안다. 그렇지만 나는 하고 싶은 것들도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역량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은 있지만 해답은 없다. 결국엔 내가 알아서 잘해야 하는 일인걸. 이미 올해는 마무리 단계이고 칠 시험들도 딱히 없다. 효과가 미미했던 동기부여마저 없다고 더 나태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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