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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연장/청약당첨기

[🏠청약당첨기] 5. 사전점검 후기, 내 인생 최대의 투자를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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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약두었던 사전점검 날이 다가왔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비싼 물건, 집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날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날을 엄청 설레하며 기다린다고 하던데, 나는 솔직히 그렇게까지 설레지는 않았다. 사실 바로 입주가 어려운 상황이라 실감이 잘 안 났다. 계약금 내고 중도금 내고, 서류 작업하고... 그 과정이 길고 복잡했지만 막상 집을 본다는 실감은 없었다.

아마 바로 이사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달랐을 것 같다. 짐을 싸고,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가구 배치를 상상하면서 설레는 마음이 들었을 텐데. 당장 들어갈 수도 없는 집을 본다는 게 조금은 공허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예약된 시간에 맞춰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건물을 올려다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 건물 중 내 집이 있다니. 막상 방문하니까 뿌듯함이 있기도 했다. 이게 정말 내 집이구나 하는 느낌이 천천히 밀려왔다.

 

주차장 통해서 로비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별게 없다 하더라도 동선이 잘 짜여 있어서 헤매지 않고 이동할 수 있었다. 안내 데스크가 보이길래 일단 그쪽으로 갔다.

 


한쪽에는 대출 상담을 할 수 있는 은행 부스가 여러 개 있었다. 사실 대출이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었다. 금리는 어떻게 되는지, 한도는 얼마나 나오는지, 상환 방식은 어떤 게 유리한지... 그간 확정된 것이 없었기 때문에 궁금한 것이 많았다.

한 은행 부스에 앉아서 상담을 받았다. 상담사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내 상황을 말씀드리니 기금 대출, 대출한도 등을 몇 가지 가이드를 제시해주셨다.  잘 모르고 불확실했던 부분이 많았는데, 그래도 일부는 해소된 것 같았다.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어떤 질문을 더 해야 할지는 알게 됐다.

다른 은행 부스도 한두 곳 더 돌아봤다. 은행마다 조건이 조금씩 달랐다. 비교해보니 확실히 차이가 보였다. 나중에 집에 가서 꼼꼼히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안내하시는 분들이 크리스마스 이벤트 복장을 하고 계셨다. 산타 모자를 쓰거나 루돌프 머리띠를 하고 계신 분들도 있었다.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나쁘지 않았다.

 

예약 시간에 거의 맞추어서 도착해서 급하게 들어갔다. 시공사에서 나온 담당자분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층수가 올라갈수록 나름 고조되는 느낌은 있었다.

 

사전점검은 전문 사전점검 업체를 미리 예약해뒀다. 혼자서는 뭘 봐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업체 분이 도착하셔서 함께 집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업체 분이 장비를 꺼내더니 하나하나 체크하기 시작했다. 수평계로 바닥과 벽의 기울기를 재고, 공기측정기로 공기상태를 체크하고, 문과 창문의 개폐 상태를 확인했다. 나 혼자 봤으면 절대 못 봤을 부분들이었다.

타일 줄눈이 제대로 됐는지, 벽지에 기포가 있는지, 창틀에 누수 흔적은 없는지, 콘센트와 스위치가 잘 작동하는지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다 체크했다. 다하고 설명을 들으니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후기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나 혼자 봤으면 다 보기 어려웠을 것 같다. 2시간 만에 전체적으로 훑어보는 것에는 매우 좋았다. 전문가의 눈으로 봐주시니까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살짝 놓치는 부분도 있고, 대충 보는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시간 제약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했다. 2시간 안에 집 전체를 다 봐야 하니까 각 공간마다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었다.

특히 아쉬웠던 건 '내 집이라면 이렇게 살펴보실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었다. 예를 들어 붙박이장 안쪽 구석이나, 다용도실 천장 같은 곳은 살짝 훑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물론 업체 분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하시는 거였지만, 조금 더 꼼꼼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혼자서는 절대 찾지 못했을 하자들을 발견했다. 작은 균열, 단차, 오염 등 이런 것들을 체크리스트에 적어뒀다. 당일날 어플을 통해서 바로 하자접수를 하는것도 좋았다.

 

점검을 마치고 거실 창가에 섰다. 다행히 탁 트인 전망이 좋았다. 

어쨌든 드디어 내 집을 보았다는 뿌듯함과 만족감이 있었다. 도면으로만 보던 집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게 신기했다. 내가 산 게 맞구나. 이게 정말 내 집이구나. 실감이 났다.

 

가족 대기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공간인 것 같았다. 들어가보니 커피와 음료, 어묵, 팝콘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사전점검이 보통 두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가족들이 기다리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건 좋은 아이디어였다.

 

집을 다 보고 나와서 로비 쪽에 있는 시스템 에어컨 부스로 갔다. 옵션으로 선택하지 못한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확정적이었으나 어떻게 설치할지, 가격대는 얼마일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한 두푼 하는 것이 아니기에 부스에서 상담을 받았다. 시스템 에어컨의 장단점, 설치 위치, 용량, 가격 등을 상세히 설명해주셨다. 견적서도 받았다.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부스마다 내세우는 장점도 다르고 가격대도 다르니 상담을 여러군데에서 받아보는게 확실히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상담을 마치고 현장을 나왔다. 하루만에 정말 많은 걸 보고 들었다.

 

이제 진짜 바빠질 것 같다. 대출도 확정해야 하고, 옵션도 선택해야 하고, 하자 보수도 요청해야 하고... 할 일이 산더미다.

실제 입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지만, 준비할 게 정말 많다. 막막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를 했고, 이제 그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이다. 예전부터 부동산 문제에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었는데, 어떻게 보니 꿈꿔왔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또 다른 여러가지 꿈꾸던 일들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뿌듯함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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