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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대한민국ROK

서울 종로 : 그라운드 시소 서촌 워너 브롱크호스트 : 온 세상이 캔버스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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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자친구가 국가에서 지원하는 전시회 할인 쿠폰을 받았다며 보여줬다. 문화생활도 할 겸 할인도 받을 겸 좋은 기회라 생각해서 바로 예매했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그라운드 시소 서촌. 워너 브롱크호스트의 '온 세상이 캔버스' 전시회였다.

 

질감이 만들어낸 예술, 워너 브롱크호스트

사실 워너 브롱크호스트라는 작가에 대해선 잘 몰랐다. 그냥 할인 쿠폰이 있으니까 가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막상 전시회를 보니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이 작가의 작업 방식이 독특했다. 단순히 페인트를 캔버스에 들이붓고, 그 위에 질감을 추가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 질감의 결을 따라서 정말 재밌는 그림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똑같은 기법을 사용하는데도 결과물은 전부 달랐다. 색다른 아이디어와 재치 있는 구성이 인상 깊었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물감의 질감과 결이 살아있는 세밀함을, 멀리서 보면 전체적인 그림의 조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평소에 미술 전시회를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전시는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복잡한 해석이나 배경 지식 없이도 순수하게 작품 자체의 질감과 색감,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형상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전시를 보고 나니 시간이 애매했다. 밥 먹기엔 이르고, 그냥 집에 가기엔 아쉬웠다. 마침 주변이 서촌이라 간 김에 동네 구경도 할 겸 천천히 걸어보기로 했다.

서촌과 북촌은 오래된 한옥들과 새로 생긴 카페, 갤러리들이 조화롭게 섞여 있는 동네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예쁜 카페나 독특한 가게들이 눈에 띈다. 주말이라 사람이 좀 많긴 했지만, 그래도 여유롭게 산책하기에는 좋았다.

골목길을 걷다 보니 더위가 슬슬 느껴졌다. 카페에 들어가서 시원한 음료라도 한 잔 하고 싶어졌다. 마침 여자친구가 왕푸들이 있는 카페가 있다며 검색해서 찾아낸 곳이 '동감 로스터리'였다. 사실 커피보다 왕푸들이 보고 싶어서 간 거긴 했다.

 

소소한 휴식, 동감 로스터리

동감 로스터리는 골목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작은 간판이 없었다면 지나칠 뻔했을 정도로 조용히 숨어 있는 느낌이었다. 들어가자마자 기대했던 왕푸들이 우리를 반겼다. 크고 검은 털복숭이가 느긋하게 누워있었다.

카페는 생각보다 좁았다. 테이블이 한개로, 좌석이 붙어 있는 편이었다. 그래도 아지트 같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메뉴를 고르다가 날씨가 더워서 무화과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커피 말고 시원한 디저트가 땡겼다.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주인 아저씨가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해주셨다. 무화과 아이스크림 위에 올라간 토핑이 들깨라고 하셨는데, 처음 듣는 조합이라 신기했다.

 

나온 무화과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다. 무화과의 달콤함과 아이스크림의 시원함이 잘 어울렸고, 무엇보다 위에 뿌려진 들깨가 식감을 재밌게 만들어줬다.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식감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과 대비되면서 먹는 재미를 더해줬다. 

 


카페가 좁긴 했지만, 오히려 그게 장점처럼 느껴졌다. 그냥 조용히 앉아서 음악 듣고, 왕푸들 구경하고, 아이스크림 먹으며 쉬는 시간이 소소하게 편안했다. 북적이는 큰 카페보다 이런 작고 아늑한 공간이 가끔은 더 좋은 것 같다.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그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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