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드라마 / 프랑스 / 111분
개봉 : 2011.08.11
감독 : 질스 파겟-브레너
출연진 :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줄리아), 멜루신 메이얀스(사라)
영화 <사라의 열쇠>에서는 과거 1942년 7월 16일 파리 마레지구 생통쥬가 36번지 3층에서 일어난 유대인 가족 ‘스타르진스키’ 일가에 일어난 일들과 이를 파헤치는 기자 ‘줄리아’에게 일어나는 현재, 즉 과거와 현재의 두 개의 이야기로 진행해 나간다. 우리는 ‘줄리아’를 통해 사라의 일생을 확인하며 프랑스의 아픈 과거를 마주하고, 나아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홀로코스트의 역사라는 무겁고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 잔혹한 장면 하나 없이 역사의 아픔과 인간 스스로의 반성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는 조용하지만 위협적인 파도처럼 우리의 마음에 다가온다.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인물은 제 3자에 가까운 ‘줄리아’ 이다. 반면 이를 저지하고 침묵하는 사람들은 과거의 역사에 가까운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하여 스스로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에 참회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느낄 수 있다.
우리 사회 또한 우리 스스로의 문제점은 없는지, 잘못이 있어도 인정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때이다. 이 때, 영화 속에서 과거의 역사에 대해 기사를 쓰고자 하는 ‘줄리아’가 젊은 동료가 묻는다.
“너라면 그 때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우리는 흔히 ’나라면 안 그러겠지‘,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을 벌일 수 있어?‘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줄리아‘는 유대인 말살 정책이라는 인간성의 심각한 훼손이 벌어진 일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할 비극적이고 비이상적인 역사 상황일 때에 대해서 묻고 있지만 이 질문은 오늘날에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문제이다. 우리는 비이상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날 신문기사나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잔혹하고 비인간적인 살인 범죄, 유괴, 성범죄, 정경유착, 사기 등 당연히 일어나지 말아야 할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 중 최근에 일어난 ‘세월 호 사건’은 모든 국민에게 충격과 아픔을 준 사건이다. 이러한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의 주범은 대부분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이나,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범죄들이다. 특별한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줄리아’는 말한다. “진실을 알기위해서는 댓가가 필요한 법이지”라고.
과연 우리는 떳떳할 수 있는지 다시금 바라보고 반성할 때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힘들더라도 잘못을 받아들이고 반성을 통해서 우리는 잘못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다. 영화 <사라의 열쇠>는 바로 반성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열어준 열쇠와 같은 영화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자기합리화로 꼭꼭 감쳐두었던 진실을 꺼내 우리가 바로 나치에 협조하여 유대인들을 억압했던 프랑스 경찰들처럼 잘못을 저지르고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실을 알고도 침묵으로 일관하려고 했던 ‘줄리아’의 남편 일가처럼 잘못을 알고 있으면서도 덮어두려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마주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열어준 열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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