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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람

서울 서초 : 전시회 : 오랑주리-오르세미술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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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긴 연휴 동안 어디 갈까 고민하다가 이전에 사둔 오랑주리-오르세 미술관 전시 티켓이 생각났다.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으로, 오랑주리 미술관이 국내에서 최초로 전시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특별했다. 여자친구와 엄마와 함께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예술의전당 전시회에 자주 오지 않았던 터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완전히 오산이었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당황했다.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추석 연휴라 그런지 온 가족이 함께 나온 사람들도 많아 보였다.

 

대기 등록을 하니 예상 대기 시간이 99분이라고 떴다. 거의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니. 일단 번호를 적어두고 아래층 카페로 갔는데, 카페에도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간신히 자리를 구하고 주문을 다 하고 앉았는데, 예상 대기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올 때쯤 입장 안내 카톡이 왔다. 실제로는 한 30분 정도 기다린 것 같았다.

 

안내를 받으면 매표소에 가서 예매해둔 티켓을 수령하는 시스템이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고개를 들어보니 먼발치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앞에 서 있었다.

간단한 메이크업을 한 느낌이었는데, TV로 볼 때보다 생각보다 젊은 스타일을 추구하시는 듯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굳이 마다하지 않고 사진도 찍어주고 그랬다. 나는 따로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추석 연휴에 전시회를 보러 온 정치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시회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은 없지만, 정말 재미있게 잘 보고 나왔다. 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들'과 세잔의 '세잔 부인의 초상' 등 세계적 명작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같은 인상주의에서 출발했지만 각기 다른 회화적 여정을 걸었던 두 거장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었고, 후대 작가들에게 미친 예술적 영향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르누아르는 붓질은 부드럽지만 빛의 떨림까지 포착했고, 세잔은 색을 단단하게 쌓아올려 선을 살려냈다. 서로 다른 결을 지닌 두 거장의 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거의 10년이 지나서 다시 오랑주리 미술관의 소장품들을 만나게 됐다. 2개의 둥근 방이 무한대 기호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고, 동쪽 방에는 해가 뜨는 시간의 수련들, 서쪽 방에는 해 질 녘의 수련들이 걸려 있던 그 공간이 살짝 기억났다. 그때의 감동이 다시 떠오르면서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다.

사람이 많아서 작품을 보는 게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오랑주리 미술관의 소장품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었다. 여자친구와 엄마도 함께 와서 작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좋았다.

추석 연휴에 특별히 갈 곳이 없어서 찾아간 전시회였지만, 2026년 1월 25일까지 전시한다고 하니, 시간이 된다면 한 번 더 방문해서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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