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데이트 겸 서울 강북에 왔다. 이전에 송현공원이 생기고 나서 얼마 안 되고 왔었는데 오랜만이다. 강북에는 개방된 청와대도 구경하고 이건희 컬렉션이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들리기 위해서 왔다.
춘추관.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와 언론 취재본부로 사용되던 곳이다.
로비에서부터 간단한 단상이 있다.
뉴스에서 많이 보던 장소 대브리핑룸.
천장은 방패연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처음 오는 곳이니만큼 지도사진을 찍어두고 다녔다.
방문을 환영하는 소개말. 청와대를 개방하기 이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다.
굳이 청와대를 두고 새로운 곳으로 이동해야 했나 라는 생각은 들긴 하지만서도 뭐.. 이렇게 돌아다녀보니 좋긴 좋다.
춘추관을 나와서 본격적으로 둘러보기로 했다.
침류각. 원래 대통령 관저 부근에 있었다가 신축하면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개방 전에도 쓰지는 않고 문화재로 관리만 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청와대 관저쪽으로 가는 길. 문양이 그려진 대문의 디테일을 한번 찍어보았다.
관저 담벼락은 이렇게 생겼다. 진짜 기와가 파랗다.
녹지원으로 내려오는길. 앞마당 정원도 잘 꾸며져 있고 실무진들의 사무실인 여민관에도 가까워서 실제로도 밤늦은 시간 산책하거나 조금 머리를 식힐 때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외국 귀빈들을 맞이하는 의전 행사장인 상춘재. 건물 벽면의 목재가 조금 더 밝은 느낌이라 쾌활한 느낌을 준다.
녹지원. 역대 대통령들이 심은 기념 식수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사진 속 나무는 100년이 넘었다는 고목으로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있다고 한다. 이런 나무가 5개는 있다고 한다.
경복궁 역과 창덕궁에서 만나볼 수 있엇던 불로문. 조선시대 왕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만들어진 돌문이다.
본관 앞의 드넓은 잔디광장. 그 너머로 서울의 빌딩들과 남산타워가 보이는 뷰가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길 따라가다 보니 청와대의 메인인 본관에 다다랐다.
진짜 뉴스로만 보던 곳인데 이렇게 개방되어 있다니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하나하나 살펴본다. 내부 분위기는 안락하고 화려하지만 절제되어 있는 분위기.
국무회의가 열렸다는 세종실 내부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꽤나 사실적인 초상화. 사이즈가 크지는 않아서 그냥 딱 '기념용으로 그려두었다'라는 느낌이다.
역대 영부인은 초상화가 아닌 사진으로 걸어두었다.
무궁화실은 영부인이 외빈을 접견하거나 집무실로 사용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대통령의 집무실보다는 조금 더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였다.
청와대 손잡이의 디테일. 가구나 액세서리 같은 것들은 교체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요소들은 교체되지 않았을 듯하여서 그간 많은 중요인사들이 거쳤을 손잡이라는 느낌에 한 번씩 더 살펴보게 되었다.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 일반적인 샹들리에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작가 미상의 천정궁도, 천문도라는 그림과 함께 달려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일부를 본떠서 가져왔다고 한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김식 화백의 금수강산도. 1991년 노태우 대통령 취임 때부터 있던 그림이라고 한다.
2층에 위치한 대통령 집무실. 본관의 핵심 공간이자 건물의 목적. 전면에는 예로부터 오래 산다고 믿어왔던 열 가지 십장생이 그려져 있다.
이곳 또한 뉴스에서 많이 보던 곳이다.
벽에 달린 샹들리에의 디자인이 재밌다. 신라왕관을 재현한 모습.
인왕실은 간담회나 소규모 연회장, 공동 기자회견장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촛대형 샹들리에와 백색의 서양식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었다.
눈에 띄는 새파란 그림이 인상 깊은데, 전혁림 작가의 <통영항>이라는 작품이라고 한다.
청와대의 복도.
충무실의 모습도 살짝 지나가면서 보았다. 임명장을 수여하거나 회의하는 곳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장군들에게 삼정검을 하사할 때 기사들에서 많이 보았던 장소였던 것이 언뜻 생각났다.
청와대를 한번 둘러보고 걸어서 안국역 쪽에 위치한 국밥집 '안국'을 왔다. 요새 뜨는 맛집이라고 하는데 17시에 오픈하는 것을 기다리는 줄이 꽤 있었다. 다행히도 한 30분 정도 기다린 다음에 오픈시간에 맞추어 들어갈 수 있었다.
국밥의 비주얼이 특이했는데, 우리가 익히아는 뽀얀 국물이 아닌 초록색 기름이 떠다니는 모습이었다. 기름은 케일을 이용해서 만든 기름이라고 한다. 고수를 빼서 먹을 수 있긴 하였는데, 고수를 아예 먹지 못하는 것은 아니어서 따로 달라고 해서 먹었다. 음식이 초록색이라니 조금 낯설다 싶긴 했지만 막상 내어진 음식은 크게 거부감 없었고 오히려 산뜻해 보였다.
먹는 방법은 처음에는 간을 하지 않고, 두 번째는 소금 간을 조금 해서, 세 번째는 중국 산초인 화자오를 추가해서, 마지막으로는 고수를 추가해서 먹는 방법으로 소개를 해주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밥을 색다른 스타일로 만들어낸 것이 재밌었다. 맛은 아주 특별하다고는 못 느끼긴 했지만 맛은 확실히 있었다. 고기는 부드러웠고 향신료를 곁들이면서 향을 추가해서 먹으면 잘 어울렸다. 새로운 맛집 인정.
배 든든히 채우고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가는 길. 따뜻한 노을빛이 골목길에 퍼졌다.
열심히 티켓팅한 덕분에 구한 주말표.
미술관 내부로 들어와 이건희 컬렉션 전시관을 들어가는 길에 인스타에서 익히 보았던 작품이 있었다. 원판 위에 뱅글뱅글 돌아다니는 공이 떨어지지 않도록 분주히 움직이는 작품. 이렇게 보게 되었네.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은 가족에게 보낸 여러 엽서화와 은지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작품의 주된 메시지는 결국 가족에 대한 사랑인데, 낳자마자 세상을 등진 첫째 아들부터 둘째, 셋째 아들의 대한 사랑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전시회 내내 잘 드러난다.
아들이 그린 그림에 대한 아버지의 따뜻한 코멘트.
편지지에 그려진 그림들 파스텔톤의 색채와 따뜻한 그림체.
담배의 은박지에 스크래치를 내서 그린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이중섭 하면 예전에는 소로 유명한 작가였는데, 전시회 내내 아이들을 포함한 그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낮에는 소처럼 일하고 저녁에는 가족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림을 그린 탓일까.
전시회 표를 장식한 그림.
전시회 내내 가족에 대한 애틋함,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던 사연을 접할 수 있었다.
이날은 나름 기념일이기도 했기 때문에 와인 한잔 마시러 와인바 '언코르크드'에서 요기를 하였다.
괜찮은 분위기. 맛있는 뇨끼에 와인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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