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로맨스, 판타지 일본 110분 2017 .10.12 개봉
미키 타카히로
후쿠시 소우타(미나미야마 타카토시), 고마츠 나나(후쿠쥬 에미)
무언가를 보고 웃고, 화내고, 슬퍼하는 등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결국엔 그 무언가를 보고 감정을 공유하고 느꼈다는 것이다. 수많은 감정들 중에서도 표출되었을 때 가장 큰 힘을 가지는 감정은 눈물을 흘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소년만화에서도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는 순간 극적인 변신이나 기회가 생겨서 적을 물리치고, 상황을 모면하고, 그런 장면들이 많지 않은가.
나의 경험에 빗대어 볼 때, 보통 남자들은 로맨스 영화를 보고 울지 않으려고 한다. 영화보다 울면 괜시리 쪽팔리기도 하고 좀 어색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그냥 그러려니 그렇고 그런 사랑 이야기구나~ 생각을 가지고 로맨스 영화를 보는데, 이 영화는 보다가 참 복잡한 감정들을 느꼈던 것 같다.
시간을 가지고 과거를 갔다가, 주인공을 만나고 하는 등의 타임 슬립 영화는 꽤나 많은 영화들이 가졌던 영화적 장치이다. 이런 타임슬립을 잘만 건드리게되면 상상할 거리도 굉장히 많이 주게 되고 많은 감명과 여운을 남기게 된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이러한 타임슬립을 과학적 설명으로 깊은 감명을 주었고, 미드나잇 인 파리, 소스코드 등 다양한 영화에서 과거의 인물을 만나고, 과거의 사건을 건드린다.
영화는 제목에서도 나와있듯이, 내가 어제의 너를 만나는 이야기이다. 영화제목 자체가 굉장한 스포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 단순했던 영화가 영화를 보고 나서는 굉장한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생각해보면 결국 30일간의 꿈같은 만남으로 평생에 걸쳐 서로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사이가 된다. 서로의 첫 만남이 서로의 마지막 만남이 되고, 내일 당신을 만날 달콤한 설레임은 상대에겐 당신을 볼 수 없는 끔찍한 인연이다. 너무나 아픈 사랑인데, 그 사랑을 평생을 지켜나가는 그 믿음이 너무나 대단하고 아름답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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