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편린/직장생활

직장인의 하루

김도훈 2021. 6. 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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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을 해야 하는 날이다.

 

주간에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업무들에 대응하며 동시에 주어진 업무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일과시간이 지나있다. 저녁을 먹은 뒤 정신없이 지나간 일과시간에 놓친 메일을 확인한다. 여기에 상사의 보고일정에 맞추어 측정업무를 하고 각종 일정을 챙기며 데이터, 이력정리를 하다보면 어느새 하루의 끝에 다다른다. 한계없는 내가 되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근무시간의 한계가 없다.

 

사실 야근을 하게 되는 이유에는 절대적인 업무의 양뿐만이 아니다. 물론 업무의 양과 정신없이 몰아치는 긴급한 일정들이 압박하기도 하지만, 야근이라는 단체스포츠에서 마땅히 일인분을 해야 할 선수가 자진퇴장을 하는 것이 눈치가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K-직장인의 비애이다. 아직 나에게는 내 업무만 적당히 잘하고 적당히 빠져나가는 용기가 없다. 업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도 하다. 보면 볼수록 늘어나는 것이 업무인 듯 하다.

 

 

출근 할 때는 오늘은 퇴근 뒤 운동과 공부도 곁들인 좀 더 인간답고 발전적인 하루를 보내야지 싶다가도, 이미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 적막한 거리를 걸으며 집으로 돌아오면 바로 침대에 누우라는 몸이 보내는 신호에 머리는 순응하게 된다. 지친 하루를 달래는 것은 네 캔 만원 맥주에 적당한 안주. 그리고 다시 반복되는 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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